이 책은 월간조선 1993년 1월호부터 1994년 4월호까지 실린 기사 중 상호 연관성이 있는 여섯 편의 기사들을 한데 묶은 것이다. 이것은 14대 대통령 선거부터 김영삼 정권 출범 1년을 시간 순으로 조명한 글로 김영삼 대통령과 그의 참모진에 대한 평가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3장, 4장은 김영삼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2장은 현상을 객관적으로 묘사한 기사이고, 5장은 김영삼 대통령의 후계 구상과 1997년의 시대정신을 분석하여 15대 대통령 선거를 예측한 기사이다. 마지막으로 6장은 14대 대통령 선거 다큐멘터리이다. 지금은 대통령의 길을 포기한 채 국민으로 돌아간 정주영 국민당 후보 쪽에서 본 14대 대선 기사로 당시 김영삼 후보의 반대편에 섰던 정주영, 박철언 씨 등의 반대 논리를 접할 수 있다. 즉 이 책에서 정주영과 관련된 내용은 6장에 있으며 14대 대통령 선거의 과정이 주를 이루는 것이다.
그 무렵 정주영의 하루는 대개 오전 5시~5시 30분 사이 헬스클럽에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약 30~40분 동안 운동을 한 뒤 당사로 출근하는 습관이 배어 있는 것이다. 그의 첫 선거 유세는 인천에서 있었다. 선거 유세 유형마저 그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듯하였다. 그의 선거유세는 비교적 짧은 편이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추운 날씨를 감안하였다고 한다. 선거연설을 할 때에는 그의 진영의 찬조 연사들은 대체로 양 김(김영삼, 김대중)을 똑같이 공격하는 것과는 달리 그는 특히 김영삼 민자당 후보를 겨냥하는 연설을 하는 것이 특이하였다.
이후 김영삼 후보를 공격하는 비중은 눈에 띄게 줄어갔으며 그것보다는 경제 문제에 대해 집중하는 면을 보여주었다.
특히 아파트 반값 공약의 가능성을 구체적인 자료들을 제시하며 설득하였다. 그런데 영남권에서의 유세는 만만치 않았다. 영남권 유권자들은 YS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난에도, 논리적인 연설에도, 의욕적으로 제시하는 어떤 지역 공약에도 귀담아 들으려는 태도가 아니었던 것이다. 반면 TK지역에서는 영남권보다 조금씩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았다. 광주 전남 유세에서 김대중을 공격했던 수준은 영남 지방에서 김영삼 후보를 공격했던 수준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역시 청중들의 반응은 냉담하였다.
필자는 이때 인간 정주영의 심층심리를 이해하는 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확인하였다. 정주영 후보는 대통령 후보 출마의 이유에 대해 언필칭 양김에 나라를 맡겨서는 안 된다는 구국의 심정으로를 운위했었다. 그런데 그 기저에는 권력에 대한 콤플렉스가 깔려 있었던 것이다. 정 후보가 김영삼 후보만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배경에는 민자당과 국민당이 지지 기반이 비슷하다는 이유 외에도 김영삼 후보가 권력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었다.
정주영 후보를 관찰하며 그의 연령과 건강에 관련해 얻은 하나의 결론은 적어도 체력면에서 그는 여느 70대의 노인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타고난 건강체질이라는 것이다. 그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긴 하지만 운동에 대한 어떤 강박관념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시간 여유가 있고 기분이 내킬 때 하는 정도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건강을 자신한다 하더라도 80을 바라보는 노인임을 부정할 수 없는 몇 가지 징후들도 있다. 가장 적나라하게 자연 연령을 말해주는 부분이 바로 손이다. 그리고 그는 기후에 아주 민감하였다. 기온에 따라 행동이나 언어구사력이 다르게 나타났다.
위의 개요에도 나타나 있듯이, 이 책은 주로 김영삼 정부가 출범한 이후 약 1년 동안에 이루어진, 대통령과 그 참모진에 의한 국정운영을 다루면서 그것을 비판적 시각에서 파헤치고 있다. 필자가 당시 기자로 활동하면서 쓴 기사들을 한데 묶어놓은 이 책에는 이후의 대통령 선거를 전망하는 내용도 들어 있고, 직전의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도 들어 있다.
그 중에서 후자는 정주영 후보가 1992년 11월 21일부터 선거 당일인 12월 18일과 그 다음날 새벽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행보를 날짜별로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이 이 책에 함께 묶여 있는 것은 그것이 김영삼 후보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부제로 볼 때, 그리고 그 전체적인 구성으로 볼 때, 이 책은 김영삼 정부에 대한 비판을 통하여 국정운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책 첫머리의 작가의 말에서 필자는 이 책에 들어 있는 한 기사가 실지로 청와대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포함하여 이 책에 기록되어 있는 다른 사실들은 오늘날의 일반 독자는 물론이요 연구자에게도 흥미로운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사실들은 기자의 취재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그만큼 믿을 만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주영의 행보에 관한 기록(70여 쪽 분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말을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위의 개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유세 과정에서 정주영과 그의 찬조 연사들이 한 중요한 발언에서부터 정주영이 보인 개인적 특성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내용이 생생하게 담겨 있으며, 9차례의 단독 인터뷰와 함께 당시의 관련 사건들에 관한 내용도 담겨 있다. 이 기록은, 비록 짧은 기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정주영의 정치 활동을 보다 넓은 맥락에서 탐구하는 연구자가 있다면 그는 틀림없이 그 기록을 의미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 3
1. 선출되지 않은 권력, 정치부 기자 = 15
2. 인간 金泳三, 대통령 金泳三 = 61
3. 金泳三과 청와대 출입기자 = 97
4. 청와대 비서실의 內幕 = 145
5. 金泳三과 차기 대통령 = 193
6. 거인 鄭周永의 권력을 향한 질주
근육질의 20대 청년 같은 뒷모습 = 241
소나타 안에서의 인터뷰 = 243
"그게 무슨 연설입니까?" = 247
朴哲彦의 차분하고 논리적인 연설 = 249
새벽 청운동 자택의 鄭周永 패밀리 = 252
지역 감정에 막힌 鄭周永 바람 = 254
朴哲彦, 金復東의 신랄한 YS 공격 = 255
朴哲彦, "대구의 자존심을 되찾자" = 256
鄭周永, "내 예상대로 적중할 것" = 258
大田역 유세에서 흥분한 국민당 = 261
"하나는 미련하게 머리가 좋아" = 266
버터 스카치를 입에 넣고 = 269
졸고 있는 鄭周永 후보 = 270
朴哲彦, "金永三 씨가 얼마나 오만방자하게 굴었습니까?" = 273
鄭周永, "조선일보는 겁이 나" = 275
金大中 씨에게는 꼬박 선생으로 호칭 = 280
鄭允玉 씨 양심 선언의 충격 = 282
국민당의 선거 전략 = 284
現代 출신 국민당 당직자의 장담 = 286
金永三 씨에 대한 인신공격 = 288
鄭周永, "그 멍텅구리가 무슨..." = 291
위장된 鄭周永 표는 얼마인가? = 293
"現代가 죽더라도 국민당은 괜찮을 것" = 295
전직 의원들의 국민당 入黨 러시 = 299
신 들린 듯한 鄭周永 = 301
강추위에 마비된 77세 노인 = 303
한 여론조사, CY-DJ-YS順 = 305
지역 감정 폭발시킨 核폭탄 부산 기관장 대책회의 = 308
분노 서린 金永三의 눈빛 = 309
"24시간 후면 압승으로 판명난다" = 311
30초 만에 끝난 鄭후보 기자회견 = 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