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기적을 만든다』는 정주영 회장 및 현대그룹의 여러 참모들과 대화를 했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주로 현대중공업 관련 인물들이 중심이 되고, 대화록인 만큼 이전에 경험하였던 기억을 회상하여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정주영 회장의 대화록은 주로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현대 창업 이전의 이야기, 조선소 건설과 88올림픽 유치 이야기 등으로 정리되어 있다. 참모들의 이야기는 사업관련 또는 정주영 회장 관련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정주영의 경우 부모님의 대한 기억이 각별하며 이런 기억은 훗날 서산간척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또한 자신의 근검절약 정신 또한 가난한 농촌환경과 함께 부모님의 영향이었다.
한편, 정주영 회장은 신용있는 사람, 신뢰를 받는 사람을 추구하였다. 돈이 없더라도 성실함을 신용으로 사업을 진행하였고, 자동차 수리공장을 운영하던 때 화재로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정주영 회장은 신용·신뢰가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신용을 구하는 것은 자기 신용보다 높으면 구할 수 없으므로 항상 자기 신용보다 낮게 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들은 정주영 회장의 경영철학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정주영 회장의 경영철학, 즉 현대의 정신은 정주영 회장뿐만이 아니라 그의 참모들에게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참모들 모두 현장을 침실로 여기며 하루 3~4시간만을 자면서 사업을 완수하는데 집중하였다.
이외에 조선소 건설, 인도 시장으로의 진출, 중동 주베일 공사 등은 정주영 회장이 참모들과 함께 이뤄내었다. 이것은 창조정신의 중심에는 정주영 회장이 있었지만 주변의 참모들 또한 그의 창조정신과 같이 움직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참모들의 정주영 회장에 대한 생각도 알 수 있었다. 정주영 회장의 대표적 경영철학은 창조정신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내는 등 비상한 생각을 하고 결단을 내릴 줄 아는 모습이 정주영 회장의 진면목이라 말하고 있다. 참모들의 눈으로 본 정주영 회장의 모습도 서술되어 있다. 자신이 박은 말뚝이 어디까지인지 알 정도로 철저히 점검이 몸에 배어있는 꼼꼼한 모습, 대기업의 총수지만 시골 아무 식당에서도 밥을 잘 먹는 소탈한 모습, 전공자도 아니지만 기술적인 면에서 문제없이 지시를 내리는 모습, 이북출신으로써 고향을 그리워하고, 사모님을 항상 생각하는 모습 등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참모들은 정주영 회장에 대해 귀신 같이 철저하고 무서운 사람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적인 사람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든다』의 저자 이호는 시나리오 작가 출신으로, 언론사의 객원기자로도 활동하였다. ‘정주영과 참모들의 대화록’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지만, 실제로는 저자가 현대그룹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각 인물에 따라서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4명의 이야기가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터뷰 대상자는 목차에서도 잘 드러난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저자가 우선 질문을 하고, 상대가 답변을 한 내용을 그대로 정리하였다. 이후에 저자가 답변에 대해 나름대로 의미를 분석하거나 평가를 했고, 오류가 있을 때에는 그 내용에 대해서도 별도로 정리하고 있다. 정주영과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어린시절 및 초기 사업의 전개 과정에서의 개인적인 경험이 상세하게 서술되고 있고, 중공업 건설과정과 올림픽 유치의 과정, 서산 농장, 부모님에 대한 생각 등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임직원들과는 간략한 개인 생애 소개 이후에 주요 사업에 종사하면서의 경험과 중요한 일화, 정주영에 대한 인상, 경영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해 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주로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 관련 인물들과 진행한 인터뷰가 소개되고 있고, 현대자동차 관계자들과도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했는데 이 책에는 실려 있지 않다.
머리말에는 ‘책을 내는 사람에게도 제외시킬 권한이 있다’는 말로만 그런 상황이 설명되고 있어서,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알기 어렵다.
정주영이나 현대그룹에 대해서 다룬 책은 이 책 이전에도 여러 권이 소개되었다. 이전의 책들이 창업주인 정주영에게 중심을 두고, 함께 사업에 종사했던 임원들이나 직원들의 인터뷰를 부분적으로 다루었다면,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든다』에서는 각각의 인물이 모두 중요하게 다뤄진다. 임직원들은 서로 다른 사업에 실무자로 참여했고, 최고경영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해당 사업을 경험하였다. 그 진행과정을 상세하게 증언함으로써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업의 뒷이야기나 일화 등을 알 수 있고, 사업에 대해서도 창업자와는 다른 시선으로 접근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동시에 각자가 경험한 정주영의 모습을 함께 증언함으로써 정주영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에도 도움을 준다.
다만 이런 인터뷰는 일차적으로 저자의 정리를 거친 후에 공개된 것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내용이 제외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서 아쉬움을 자아낸다. 또한 질문과 답변의 기계적인 형태로 정리된 것이 아니고, 저자가 나름의 해석을 붙이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시선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든다』는 정주영의 생각과 함께 주변인들이 정주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데에 대단히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정주영 - 현대그룹 명예회장
인생의 세 가지는 운명이오 = 11
동생들에게는 아버지처럼 줄 거요 = 16
어머니는 산뽕 따다 누에 먹이고 = 25
아버지를 위하여 = 26
쌀장사도 했습니다 = 32
정주영 사업은 전부 거절하시오 = 44
소양강 처녀를 만든 셈 = 62
내가 정아무개입니다 = 70
채수삼 - 금강기획 사장
가드들의 총력전 = 79
온천에 모인 총수들 = 82
홍보관이 효자였다 = 85
말뚝 박은 곳도 압니다 = 90
북간도는 우리 땅 = 93
이춘림 - 현대종합상사 전회장
닥치는 대로 했습니다 = 99
목수가 감동을 시켰다 = 103
육이오가 현대를 재벌로 키웠다 = 109
설거지만 할 거야? 도박해! = 115
주베일 공사는 황금알이었다 = 120
양봉웅 - 고려산업개발 회장
나는 현장이 침실이다 = 131
대통령보다 쌘 트럭 기사 = 139
맨발로 떠난 정회장 = 147
이정일 - 미포조선 사장
주목할 인물, 쟁쟁한 사람들 = 159
한민국 쟈키 다 가져와! = 169
바다에 빠진 정회장 = 176
김형벽 - 현대중장비 전사장
스카우트된 철인 = 187
아이디어 박사 김영주 = 195
김영주 - 한국프랜지 회장
유명한 왕상무 = 205
눈물 많은 왕상무 = 211
이연재 - 현대중공업 부사장
인도에 도전한 인물들 = 225
위험이 있어야 이득이 있다 = 229
만드는 것도 노하우, 빠트리는 것도 노하우 = 235
안충승 - 현대중공업 전사장
공사 수주에는 은메달이 없다 = 241
알아줘야 할 안박사 = 245
척 보면 날샜구나 하는 친구는 알아 = 250
안종규 - 현대중공업 상무
남들이 외면했던 인도 시장 = 257
바다 위에 아파트를 짓는다 = 260
사고가 났을 때는 생명을 건다 = 267
위대한 근로자들 = 271
김성배 소장·신성수 부장·정영대 차장 - 인도의 나바쉐바 항만 공사 현장
해외 건설의 새로운 패턴 = 277
자식들한테 미안해 = 286
후진국은 행정 절차로 다스린다 = 292
고급 침대가 불편해요 = 297
이명박 - 현대건설 전회장
사실대로만 평가해주면 = 303
청와대 가정교사? 웃겨 = 307
잠 잘 시간이 어딨어! = 312
열쇠를 내놓으면 항복이다 = 317
소탐대실한 사람 = 323
특혜는 특혜다 = 328
중동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