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가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책은 우리나라의 전직 현직, 그리고 미래의 대통령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인물들의 가계를 살피고 있다. 14명의 인사를 다루고 있는데, 노태우, 전두환, 최규하, 윤보선, 장면, 이승만,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정주영, 이종찬, 이기택, 박철언이 그들이다. 이 책은 1992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 출판된 책으로서 대통령 후보에 대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공유할 목적으로 마련된 기획인 듯하다. 저자는 대선을 앞둔 당시 상황에서 청와대의 주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이 신문과 잡지에 게재했던 대통령가의 혼맥, 인맥, 주위 사람들의 증언과 최근의 취재 메모를 총집결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1992년 당시 국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가, 우리나라는 미국의 민주주의처럼 성숙하지 못했고, 따라서 진정한 민의가 반영된 대통령이 뽑힌 적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국민의 비난과 비판은 지난 헌정 반세기 동안 정치인과 그의 친인척들이 벌인 각종 이권 개입, 부정 재산 축적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경유착을 심화시킨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진정한 민주적 대통령이 탄생될 수 있기를 바라는 필자의 마음이 드러난다.
이 책의 목차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미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1부 대통령가의 사람들에 꾸려져 있다. 그리고 대선 후보로 출마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2부 대통령을 향해 뛰는 사람들에 실려 있다. 1부의 주인공은 노태우, 전두환, 최규하, 윤보선, 장면, 이승만이다. 2부는 김영삼, 김종필, 이종찬, 이기택, 박철언과 함께 정주영이 실려 있다.
정주영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정주영 일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계도와 함께 실려 있는데, 무엇보다 그의 당시 평가가 중요하다.
당시 정주영은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 모두 받고 있었다. 그를 긍정적으로 보는 경우는 사업가로서 그가 보여준 남다른 통찰력과 예지력, 추진력과 근검절약의 생활철학 등이 주요 요인이다. 저돌적으로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정주영의 스타일은 역경을 이겨 낼 수 있는 용기를 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견해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일해재단 건립과 관련하여 제기된 정치권과의 결탁 문제, 각종 특혜를 독식해 온 인물로 상징된다는 점 등이 부정적인 부분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평가는 정주영이 92년 국민당을 창당하여 정치판에 끼어들게 됨으로써 더욱 불거진 것이다. 기업인으로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정주영이 과연 정치판에 끼어든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는지, 그리고 과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의심이 당시 그를 둘러싸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 중에서 1부의 제목인 대통령가의 사람들을 그 제목으로 내걸고 있다. 2부의 제목으로 내걸어진 대통령을 향해 뛰는 사람들은 책이 출판된 1992년 당시의 시점에서 볼 때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거나 이후에 대통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각 인물에 관한 소개는 비슷한 형식을 띠고 있다. 즉, 출생과 성장과정, 주요 경력이나 행적 등을 소개하면서 그 초점을 혼맥과 인맥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 내용으로 보면 이 책은, 인물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 인물과 관련하여 상당히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할 수 있다.
머리말에 의하면 저자는, 대통령가의 사람들, 즉 대통령의 가족이나 친인척이, 때로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권력남용 비리나 이권 개입 등을 저질렀던 사례가 많이 있음을 상기하면서, 또 그 당시에 대통령 후보의 아들과 친인척이 선거 운동을 막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한편으로는 대통령가의 사람들이 그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성숙한 민주주의에 입각하여 케네디가의 대통령 만들기와 같은 한국판 민주적 대통령 만들기가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바람이 본문에 어느 정도로 또 어떤 식으로 반영되고 있는지는 독자가 판단할 문제이다.
이 책 2부의 한 부분(18쪽 분량)은 정주영에 할애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위의 개요에 나와 있는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로부터 시작하여, 동생들을 상대로 한 기업 분가, 그 이후에 이루어진 아들들의 경영 참여의 계기, 담백한 사돈관계, 부인을 비롯한 정주영가의 여인들, 연애결혼 찬미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들이 정주영의 정치 활동을 이해하는 데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정주영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일에 관한 한 독자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나마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제1부 대통령가의 사람들
盧泰愚 = 7
全斗煥 = 59
崔圭夏 = 87
朴正熙 = 97
尹潽善 = 127
張勉 = 137
李承晩 = 149
제2부 대통령을 향해 뛰는 사람들
金永三 = 167
金大中 = 189
金鍾泌 = 215
鄭周永 = 239
李鍾贊 = 257
李基澤 = 269
朴哲彦 = 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