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작가이자 방송작가인 김영무 작가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이야기들이 책으로 묶여져 나왔다. 실제로 방송에서 공식화되는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따름이라 그 뒤에 남겨진 숱한 기록들이 너무나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저자는 원시대륙 아프리카에서 고산병에 시달려가며 20여 일간을 취재했던 일이나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을 카메라 앞에 30분간 모시기 위해 몇 날 며칠을 정주영 회장에 관한 자료들과 씨름을 하고, 어렵게 시간을 내서 인터뷰를 했던 일 등 다양한 취재기가 담겨 있다.
김영무 작가에게 정주영 회장을 인터뷰했던 일은 그의 취재기록을 담은 이 책의 제목이 『정주영 회장의 스케줄을 잡아라』일 정도로 기억에 남는 일이다.
방송에 정주영 회장을 모시기 위해 스케줄부터 확인해야 했던 그는 자택으로 전화를 걸었다가 직접 전화를 받았던 정주영 회장과 통화를 하게 됐던 사연을 전한다. 당연히 사저에도 비서가 있으리라 생각했던 터라 몹시 놀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정주영 회장과 직접 인터뷰 스케줄을 잡는 바람에 현대그룹 문화기획실을 초비상 사태로 만들고도 김영무 작가는 정주영 회장을 만나 그의 자택을 사전 답사하는 쾌거까지 이루어낸다. 그가 기억하는 정주영 회장의 사무실과 자택은 멋이라고는 별로 없는 소박함이 놀라울 뿐이었다.
방송 프로그램을 녹화하기 위해 정주영 회장을 다시 찾았고, 녹화 준비를 마치기를 기다리면서 김영무 작가는 정주영 회장과 잠시 독대를 하기도 하였다. 그가 느낀 정주영 회장의 화법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극히 쉬운 말로 간단명료하게 답하는 것이 큰 특징이었다. 그리고 그는 거침없이 명확하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이었다.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정주영 회장의 새로운 모습을 엿보인다.
이 책은 정주영 회장 외에도 김현옥 전 서울시장, 문국진 박사 등 다양한 인물을 만나서 인터뷰했던 일화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방송작가로서의 삶이 함께 녹아 있다. 저자는 스스로 방송작가 일을 꽤 신명나게 해왔노라고 고백하는데 그가 겪었던 에피소드들을 통해 방송작가의 애환을 반추할 수 있다. 이 책은 작가나 기자, 언론지망생들에게는 훌륭한 가이드북이 되어 줄 수 있으며 일반 독자에게도 재밌는 에피소드가 가득한 이야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01 방송작가의 애환 = 16
02 가요 풍물 기행 취재길에서 = 70
03 인생의 오솔길을 거닐며 = 136
1. 이한빈 박사의 고백 = 136
2. 김현옥 전 서울시장을 잡아라 = 140
3. 채명신 장군의 계산 = 146
4. 임응식 교수의 생활주의 = 151
5. 홍남순 인권 변호사의 90분 증언 = 155
6. 조남철 이사장의 바둑 묘미 = 161
7. 정진숙 회장의 출판 철학 = 165
8. 강선영 회장의 왕비론 = 169
9. 이재형 전 국회의장의 분노 = 173
10. 현대그룹 비서실의 비상 = 178
11. 정주영 회장과 독대(獨對)를 하고 = 184
12. 문국진 박사와 안락사(安樂死) = 189
04 아프리카 취재길에서 = 196
05 BTN의 MC 김영무가 만나는 문화 문화인 = 246
06 한국문화 100년 = 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