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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가의 가난한 철학
  • 분류 : 기업·경영
  • 서명 : 위대한 기업가의 가난한 철학
  • 저자 : 이성태
  • 출판사 : 민맥  
  • 출판년도 : 1991
  • 등록번호 : AEM000182, AEM000183
  • ISBN :
  • 도서이용정보 : 대출가능
내용

이 책은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 『』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이하 『시련과 실패』)에 대한 비판서이다. 저자는 정주영 회장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현대그룹의 성장을 통해 재벌의 사고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그리고 이 사고들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가를 다뤘다.
저자는 『시련과 실패』에는 인생의 고뇌와 침잠, 생에 대한 정리와 반성, 인간애, 실패와 그로 인해 피해 받은 많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죄스러움이 조금도 배어 있지 않다고 하였다. 그것보다 자신에 대한 과시, 안하무인, 배은망덕, 약자에 대한 우월감이 책 전체에 가득 차 있다고 말한다.
정 회장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 불공평한 노동 체계에 불만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출세’한 이후, 옛 신조와 행동과 다르게 노동자들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고 말한다.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제 때에도 ‘돈’과 연관된 행위 외에 소위 독립에 대한 열망과 고뇌에 대한 어떠한 고민도 없었다.

현대건설은 한국전쟁을 통해 ‘고통 받는 민중에 비해 돈 버는 자본가’였고, 전쟁 후 치밀하지 못한 전략으로 여러 기업과의 경쟁에서 실패하였다. 이어서 정치 자금으로 자유당 정권 유지에 기여하였으며, 매체에 비치는 국내외 건설 공사의 큰 성과와는 달리 그 이면의 노동자들에 대한 열악한 환경과 처우는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 특히 현대건설에 대해서는 8.3조치의 특혜 역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었다. 중동으로의 진출도 순수한 목적은 아니었고, 노동력 비용을 포함한 인명 피해를 감수한 지나친 덤핑으로 공사를 손에 넣은 것은 분명 문제적인 사실이다. 미흡한 복지 정책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울산조선소의 건립 과정도 지나치게 미화되었다.

현대자동차는 국민들의 피땀어린 돈으로, 덤핑으로 수출한 가격에서의 손실을 국내의 고가격으로 메워주는 돈으로 성장해온 것이다.
위와 같은 과정에서 정 회장은 특혜 속의 부실기업을 인수하여 문어발식 확장을 펼쳐 지금과 같은 재벌왕국을 완성하였다. 그로 인해 재벌의 요구에 부응하는 경제정책, 그리고 재벌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나 통제의 방어, 이런 ‘민간’주도경제론은 ‘재벌’주도경제론으로 바뀌는 데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하였다.

또 재벌기업의 판도가 안정화되면서 재벌 가문을 굳혔다. 즉 ‘세습체제’ 고착화에 한 몫 한 것이다.
군사 정권으로 평가 받는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대해서도 자서전에서의 평가는 달랐다. 그리고 그 차이는 정 회장과 정치권력과의 관계였다. 정 회장과 5공 관계에서 ‘강한 상대는 피해가고 약해지면 가차 없이 짓밟는’ 전술을 능숙하게 구사하였다. 그것은 노동자와의 관계와 대조해보면 잘 드러난다. 특히 폭력배를 사주해 서정의 노조위원장을 납치하고, 야밤에 현대중전기 노동자들에게 테러를 가한 것은 큰 충격이었다.
정 회장의 ‘진취적’ 사고는 국가⋅사회 차원에서 이득이 되지 않을 때도 많았다. 현대와 삼성의 석유화학단지가 그 실례이다. 자존심을 건 싸움은 각 재벌사가 ‘진취적 사고’를 총동원해 송전선, 배수로 등 공공시설물까지 따로 묻고 전용두부까지 따로 건설하는 낭비적 경쟁을 벌이게 하였다. 이 책에서 문제 삼고자 하는 부분은 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 성장의 열매를 소수의 사람들이 독차지 하는 데 있다. 정주영 회장은 이 두 가지를 분명히 구별을 해야 할 것이다.

해설

이 책의 저자인 이성태는 경제평론가, 재벌문제전문가로 <노동자신문>의 기자와 월간 『말』의 객원기자를 역임하고, 한국의 재벌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에서 여러 글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위대한 기업가의 가난한 철학』의 서문에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와 작업기간, 소회 등이 정리되어 있다. 처음 정주영의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를 읽고 이 책이 독자들을 위한 책이 아니고, 정주영의 자서전에 쓰여 있는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부분들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자서전에 대한 비판서를 기획했다고 한다.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다른 사람들의 증언을 들으면서 동시에 집필을 진행했고, 인신공격이 아닌 최대한의 객관적 사실의 전달에 집중하기 위해 개인적인 사생활이나 성격에 대해서는 최대한 다루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정주영이라는 개인에 대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주영의 행동에서 한국재벌의 활동 양상을 읽어내고, 재벌 일반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것이 목적임을 밝히고 있다.

글의 전개 방식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의 내용이나 구절을 인용하고, 거기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면서 비판을 가하는 식으로 되어 있고, 편지글의 형식이라 글은 잘 읽히는 편이다.
이 책은 자서전의 진실성에 대한 문제 제기라는 측면에서 많은 의미가 있다. 정주영의 경우 직접 쓴 저서가 많지 않아, 정주영 본인에 대한 연구에서는 자서전이 특히 많이 활용되고 있다. 자서전의 경우 일반자료들만큼 사실 여부에 대한 진위 판단이 잘 진행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본인이 쓴 글이고,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증언과 기억이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위대한 기업가의 가난한 철학』에서도 소양강댐 건설 과정에서의 역할 문제, 정주영 공법으로도 유명한 유조선 물막이 공사 이후에 발생한 문제점 등에 관해, 저자가 새로 조사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비판하고,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논란 등이 자서전에 빠져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정경유착 문제나 재벌비리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물론 다소 억지스러운 비판도 있다. 부모가 소를 판 돈을 가지고 가출한 것을 직원의 횡령에 비유한 것이나 일제시기를 살면서 왜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친일을 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을 수 있겠지만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을 가하는 것은 논리적인 비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서전과 비판서에 대해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는 판단은 크게 의미가 없다. 많은 경우 그러한 차이의 발생은 해석의 문제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한국 재벌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저자의 성향에 대해서도 일정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정주영에 관해서 연구를 하려고 한다면 『위대한 기업가의 가난한 철학』을 함께 읽는 것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리하는 데에 있어서도, 인간 정주영에 대한 평가를 하는 데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목차

1부
위대한 기업가의 가난한 철학을 시작하며… = 7

진실이 빠진 자서전 = 15

쌀장사와 시류에의 순응 = 22

전쟁 속에 부활하는 현대건설 = 31

시련 속의 실패들 = 38

부정축재자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 46

정주영 회장의 빈대만도 못한 인간론과 파산한 미국의 X이론 = 52

현대는 명예를 선택하기로 했다 = 62

8.3조치를 빼버린 현대의 역사 = 71

국가의 지불보증으로 건설한 울산조선소 = 78

그 유대감의 10분의 1만이라도 노동자들에게 베풀어 주십시오 = 88

2부
박정희에 대한 찬양, 정경유착에 대한 찬양 = 97

최대규모의 주베일공사, 최대규모의 노동자투쟁 = 111

한 애국자의 긍지, 현대자동차 = 122

현대건설에는 복지라는 말이 없다? = 131

재벌왕국의 완성 그리고 사우디에서의 뇌물수수 = 139

기업가는 시류에 따라야 한다 = 148

진취적 기상이 남긴 실패 = 156

노조위원장은 납치하고 노조간부는 테러한다 = 167

경제의 민간주도론과 정치의 재벌주도론 = 175

정 회장의 재산은 4조 7천억원 = 187

3부
이중적인 삶, 그것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 199

대를 잇는 재벌의 세습체제 = 211

현대는 건전한 기업인가 = 221

기업은 커지고 재벌은 작아져야 = 227

정주영 회장이 원하는 사회민주주의 = 236

"왜 미국 기업가만 존경하는가" = 243

사회주의의 혼란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 250

진정으로 긍정적인 사고는 = 257

재벌문제를 해결할 대안 = 264

정주영 회장에게 보내는 고언(苦言) = 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