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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날개를 달아라
- 분류 : 기업·경영
- 서명 : 재벌 날개를 달아라
- 저자 : 민병문
- 출판사 : 동아일보사
- 출판년도 :
- 등록번호 : AEM000077, AEM000078
- ISBN : 8970900322
- 도서이용정보 : 대출가능
내용
1992년 재벌에 대한 기존 정책에 변화가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과 산업연구원은 21세기를 향한 산업정책 방향 등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재벌정책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이러한 정부의 재벌규제 움직임과 관련하여 한국의 톱클래스 재벌 10개를 분석한 결과 네 가지 카테고리의 변신움직임이 나타났다. 첫째, 창업 세대가 아닌 오너에 의해 움직이는 재벌그룹이 중앙 통제 강화와 가지치기를 단행하는 모습, 둘째, 아들과 형제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그룹의 분권화가 시도되는 모습, 셋째, 그룹 총수가 자기 이름으로 지분은 많이 갖고 있지 않되 중간조정기구를 통해 사실상의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 넷째, 오너가 없이 순수하게 사원들에 의해 그룹이 경영되는 것이다.
정주영의 현대는 이 중 두 번째 경우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된다. 정주영은 동생 정세영에게 회장직을 넘겨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는데, 이는 동생과 아들들에 의해 그룹이 분할됨을 의미하였다. 다만 계열기업끼리 연대관계는 유지함으로써 연방식의 기업집단으로 그룹이 변화함을 시사한다. 정주영의 5명의 남동생과 1명의 여동생, 2남부터 7남까지 아들 중 누가 현대그룹의 대권을 승계할 것인가, 그리고 그룹 내의 분권화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전문 업종을 강화하는 방향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가 당시 현대의 주요 쟁점으로 보인다. 필자는 현대그룹은 자동차를 이끄는 정세영을 필두로, 뒤에 정몽구 그리고 그들의 뒤에서 작용하는 정주영의 음덕으로 움직이는 삼두마차라고 말한다.
주목할 만한 인터뷰 내용은 정세영과 이명박의 것을 들 수 있다. 정주영의 동생인 정세영은 현대자동차 회장으로서 1986년 미국 시장에 엑셀을 수출하기 시작함으로써 한국의 자동차공업을 일단 세계 시장의 궤도 위에 올려놓았다.
그룹 내에서도 현대자동차를 당시 그룹 내의 현대종합상사에 이어 2위에 올려놓았다. 정세영의 화려한 학력은 무학이다시피한 정주영과 대조를 이루었다. 정세영은 당시 인터뷰에서 그룹 지배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다. 다만 정주영의 경영방식에 대한 저자의 물음에는 “경영능력이 아주 탁월”하다거나, “아이디어가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현대의 참모진이 취약하다는 외부 평가에 대해서는 “현대의 참모진들은 누가 뭐래도 1급”이라는 대답을 하고 있다. 정세영의 이러한 생각에는 사람을 잘 다스리는 것이 기업 성패를 좌우한다는 기본 전제가 작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당시 현대건설회장으로 있던 이명박의 인터뷰가 나온다. 그는 1965년 현대건설에 입사 후 불과 10여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당시 월급생활자들의 우상과 같은 존재였다. 정세영 회장의 그룹총괄 회장직 인수와 더불어 현대를 떠난다는 설, 국회의원 출마설 등이 분분하다가 마침내 1992년 3월 총선에서 민자당의 전국구의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명박은 당시 재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갑지 않은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에서는 대기업에 대해 유별나게 의무를 많이 강요하고 있으며, 사회 윤리적 측면까지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기업의 경영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종래의 현대가 상의하달(上意下達) 식의 기업 경영 방식을 갖고 있었다면, 이제는 하의상달(下意上達) 체제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현대그룹 승계문제에 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시대적 환경이 바뀌면 거기에 맞춰서 자연스레 풀릴 문제라고 말한다. 재벌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에 대해서는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막고, 소유와 경영을 가급적 분리해간다는 방침의 타당성을 인정하지만, 기업의 변신은 스스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정주영 명예회장에 대해서는 매우 이미지가 강한 분이어서 독단적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는 한번 결정한 것이라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 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해설
『재벌 날개를 달아라』는 《신동아》에 〈재벌신론〉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글을 묶어서 책으로 엮은 것이다. 1991년 9월호부터 1992년 6월호까지 한국의 10대 재벌의 성장과 기업경영에서의 권력 배분 등에 쓴 기사를 이 책의 본문으로 구성했고, 1992년 8월호에 실린 ‘재벌의 소유집중, 더 이상 안된다’를 프롤로그로 실었다. 여기에 선정된 10대 기업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고, 그 외에 역사성, 사회기여도, 업종의 특수성을 등을 고려해서 선정된 기업들이다. 저자가 머리말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의 초점은 재벌기업 생성의 역사보다는 개별 기업의 현재 상황과 미래 전략을 밝히는 것이다.
당대의 이슈를 찾아 관련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글을 구성하는 월간지의 특성상, 현재와 미래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은 일견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와 관련해서도 1991년 당시 현대의 가장 중요한 이슈였던 그룹의 승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본문의 첫 번째 부분이 ‘현대/정주영의 승부수 성공할 것인가’이다. 1987년 정주영이 현대그룹 명예회장으로 취임하고, 현대그룹 총괄회장 자리를 정세영에게 넘어갔다. 1991년, 필자가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에도 현대그룹은 정세영이 이끌고 있었다. 정세영과 함께 공채 출신으로 회장 자리에까지 올랐던 이명박의 인터뷰가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었다. 이외에도 당시 기획실장이었던 이현태, 현대건설 노조 관계자들과도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특히 노조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사람들이 현대라는 기업에 대해, 그리고 정주영 회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필자는 정주영과 1991년 시점에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주로 1980년대의 신문기사나 이전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정주영에 대한 인물평을 덧붙이고 있다. 필자는 정주영에 대해 외부로 비춰지는 모습은 뛰어난 사업능력과 강한 박력이 있지만 그 본인 자체는 상당히 겸손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또 기업 운영의 핵심 원리 및 노동조합에 대한 정주영의 태도와 인식 등에 대해서도 함께 서술하고 있다. 정주영이 정치에 뛰어든 이후 그룹의 승계 및 분배에 대해서 ‘연방제 경영방식’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재벌 날개를 달아라』는 과거의 모습보다는 1991년, 1992년 당시의 정주영과 현대그룹의 상황, 기업경영 방식에 대한 고민과 실제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자료 활용에 효율성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 3
프롤로그 ; 재벌의 소유집중 더이상 안된다 = 9
1. 현대 ; 정주영의 승부수 성공할 것인가 = 29
2. 삼성 ; 일본과의 싸움에 사운을 건다 = 61
3. 럭키금성 ; 보수재벌 구자경 경영혁신 나서다 = 93
4. 쌍용 ; 쌍두경영체제로 해외로 달린다 = 127
5. 한국화약 ; 젊은 총수의 홀로서기10년 = 157
6. 한진 ; 육·해·공 삼위일체 운송망 구축한다 = 185
7. 기아 ; 노사가 뭉쳐 이룬 재기신화 = 213
8. 선경 ; 21세기 하이테크산업에 도전한다 = 239
9. 두산 ; 창업100년 안정성장의 비결 = 267
10. 대우 ; 김우중의 정계투신 무언가 보인다 =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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