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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회장은 왜그래
  • 분류 : 정주영/정치
  • 서명 : 왕회장은 왜그래
  • 저자 : 강승구
  • 출판사 : 미래미디어  
  • 출판년도 : 1993
  • 등록번호 : AEM000007
  • ISBN : 2002294002355
  • 도서이용정보 : 대출가능
내용

책의 제목에 사용된 왕회장은 정주영의 별명이기도 하였다. 필자는 이 책을 정치풍자집이라 자처한다. 1992년 14대 대통령 선거 당시 국민당을 창당하고 대통령 후보로 나선 정주영의 도전과 정계 은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풍자형식의 짤막한 유머로 다루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있은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필자가 이 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 역시, 대선의 여파를 조망하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정주영의 대선출마는 애초에 벌어지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정주영이 대표로 있던 국민당의 365일을 되짚어 보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사에 있어서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분명 정주영의 대선출마는 경제 영역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명예를 거머쥔 정주영의 인생에서 오점일 수 있다. 그렇지만 필자에 따르면 그것 역시 암울한 시대 상황이 낳은 일종의 정치적 산물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즉 소위 문민정부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에 필자는 정주영을 지지하던 3백 80만이라는 유권자들의 기대가 향하고 있었던 지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희망이 얼마나 헛된 것이었는지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이런 것들을 살펴봄으로써 정주영이 대선에 출마할 수밖에 없었고, 적잖은 사람들이 그를 지지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인 상황의 의미를 가늠하고자 한다.
책의 본문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정주영이 국민당을 창당하고 이를 계기로 정치판에 뛰어든 상황에 대한 풍자는 화려한 외출이라는 다소 반어적인 제목으로 꾸려져 있다. 특히 정주영이 대선출마를 선언했을 때 그를 두고 정치 9급이라고 비아냥하던 언론에 대해서, 정치에 구급요원으로 나선 것이라는 정주영의 농담은 그가 가지고 있던 정치적 포부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2부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제목이다. 당을 만들고 대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하는 상황에 대한 풍자들이 담겨 있다. 도대체 정주영이 대권경쟁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당시 대권 후보들에 대한 정주영의 생각이나 인식은 어떠했는지도 읽어낼 수 있다.

3부는 대권경쟁에서 패배하게 된 원인들에 대한 풍자들로 이뤄져 있다. 필자가 보기에 그것은 상황의 문제도 있었지만, 정주영이 스스로 자초한 문제이기도 하다. 4부는 이러한 맥락을 이어가면서 정주영이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인정하면서 정치권에서 물러나게 되는 과정과 관련한 내용들이 채워져 있다. 5부도 이와 같은 성향의 내용들로 이뤄져 있다.
정치풍자이므로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없다. 그러나 반대로 이러한 정치풍자를 읽음으로써 당시 상황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경제인 정주영이 정치인이 되고자 꿈꾸고 좌절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 정주영에 대한 이해를 넘어 우리나라 정치경제의 암울한 역사의 한 순간을 되짚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듯하다.

해설

다큐풍자집을 표방하는 이 책에는 1992년 초부터 1993년 초까지 있었던 정주영의 정치 활동이 그 시간적 순서에 따라 크게 5개의 단계로 분류되어 있고 그것이 다시 세분화되어 모두 200여 개의 장면이 설정되어 있다. 이때의 각 단계에는 화려한 외출, 무모한 도전, 시련과 실패, 초라한 퇴장, 그날 이후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며, 각 장면은 일화 형식의 짤막한 풍자를 담고 있다. 이러한 책의 구성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 전체의 제목으로 내걸어진 왕회장은 왜 그래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필자는 서문에서 그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비록 우리 정치사의 앞날에 관한 전망의 필요성이라든가 시대 상황의 의미에 관한 이해의 필요성 등을 언급하고 있기는 하지만, 필자는 정주영의 정치 활동을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정치 스캔들로 규정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정주영의 정치 활동에 관한, 거의 동일한 형식의 또 다른 풍자집인 「나라고 대통령 되지 말란 법 있나」(동인문화, 1992)와 비교하면서 그것과 함께 읽을 만한 그런 책이다. 이 또 다른 풍자집은 1992년 총선 직후 정주영의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던 시점에서 출판되었으며,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정치 활동에 대한 우려 섞인 기대를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신랄한 풍자는 당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거나 오르내릴 만한 것으로서 당시 세태의 일면을 드러낸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 점에서 그것은 오늘날 일반 독자는 물론이요 연구자에게도 충분히 흥미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렇기는 해도, 풍자는 어디까지나 풍자이다. 풍자가 지니는 의미가 밝혀지려면 그 대상이 되는 내용이 파악되어야 하며, 그 내용은 다시 객관적 입장에서 보다 엄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그러나 물론, 이것은 이 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자에게 남겨진 과제이다.

목차

제1부 화려한 외출 = 7

제2부 무모한 도전 = 35

제3부 시련과 실패 = 85

제4부 초라한 퇴장 = 133

제5부 그날 이후 = 169